클레어 데비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아시아 기업시민전략사업본부장은 무척 바빠 보였다. 아침부터 밀려드는 사람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면서도, 중간중간 잊지 않고 프로그램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MS 액셀러레이팅 아시아 태평양 2011 서밋‘ 행사장. 공동체와 더불어 성장하려는 모토를 내건 MS 기업시민활동의 아태지역 상황을 공유하는 자리다. 클레어 데비는 지난해 싱가포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이 행사의 총 책임자다.

‘기업시민’이라는 말이 낯설기도 하다. 한 지역의 시민으로서 기업은 어떤 책무를 다해야 하는 걸까. “우리는 우리 직원과 제품, 고객들의 힘으로 세상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기업은 기술을 만들지만 그 기술이 지역 사회가 에너지를 아낄 수 있게 돕기도 합니다. 세계와 더 많이 연결해 지역 난제를 풀고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건 곧 미래의 기술과 과학을 발전시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기업시민활동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지역별로 원하는 바도 다르고, 처해 있는 환경도 다르게 마련이다. 클레어 데비 본부장은 “나라별 특성을 고려하되, 보편적 프로그램을 개발하려 노력한다”라고 정책 수립 방향을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태지역 기업시민활동팀은 지난 3년간 나라별 웹 경쟁력을 고려하고 나라별 특성을 파악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예컨대 대만에선 여성 일자리 문제가 큰 이슈이죠. 호주에선 난민이 계속 유입되는 게 지역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요. 한국도 역사적 특수성이 있긴 하지만, IT 면에선 엄청난 기회가 있는 곳입니다. 이런 지역별 상황들을 두루 고려해 폭넓은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는 게 우리 임무이자 숙제입니다.”

클레어 데비 본부장은 “올해엔 더 많은 파트너와 일을 진행했고, NGO 부문과도 협업하는 사례가 늘었다”라고 지난해 대회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1년 동안 외부 관심도 부쩍 늘었어요. 세계 경제 상황이 안좋아지면서 아시아 지역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에요. 당연히 1년 전과 올해의 주제나 상황도 달라졌고요. 아시아에서 도출된 좋은 아이디어와 프로그램들이 유럽과 미국에 좋은 자극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책임지고 있는 언리미티드 포텐셜(UP) 프로그램은 기술 교육을 통해 격차를 줄이고 업무 능력을 키워 사회·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로 나타나기도 한다. “2003년 처음 선보인 언리미티드 포텐셜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4억5천만달러가 넘는 현금 기부와 106개 나라 1천개 넘는 프로젝트에 소프트웨어와 기술 기부를 이끌어냈어요. 단순히 기술 문제가 아닙니다. 컴퓨터나 인터넷이 필요한 곳에 그것을 채워주는 것이 곧 지역 발전과 교육 효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켠에선 이런 활동들을 삐딱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이 의심들이 묻는 바는 하나다. 기업의 기부나 사회공헌 활동도 결국은 고객을 끌어오기 위한 비즈니스 전략의 연장선에 놓인 게 아닐까.

“결국엔 서로 도움이 되는 ‘윈윈’ 전략이라고 봅니다. 기업도, 지역 관계자도, 정부도 좋은 일이죠. 직면한 난제들을 푸는 일은 MS 기업 이미지와 직결됩니다. 이런 활동들은 여전히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그건 곧 파트너 생태계를 만드는 일입니다. 정부는 고객이자 기업시민활동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이 일을 하는 직원들이 누구보다 기뻐하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살짝 엄살도 곁들였다. “업무 특성상 아시아 여러 나라 사람들과 끊임없이 일을 해야 합니다. 기업과 정부, 비영리단체 담당자들을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할 때가 많은데요. 그러다보면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게 되는데, 좀 힘들기도 해요.”

클레어 데비는 MS 아시아지역 기업시민전략 프로그램을 담당하며 언리미티드 포텐셜, 커뮤니티 기술 훈련, NGO IT 능력 개발과 고용 훈련 등을 책임지고 있다. 킬리만자로 정상을 등극하고 중국 만리장성을 100km 넘게 트래킹한 열정적 여행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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